지난 주 설교 듣고 한 성도와 이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목사님, 내 신앙은 마리아보다는 마르다같았요. 목사님도 시험이 올텐데 어떻게 그 시험을 이깁니까?"

 

그래서 이렇게 답을 했습니다.

“전 이를 악물고 주님이 주신 연단의 기간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그냥 그 어려움 안에 있었습니다. 그때 무엇인가 결정하면 다 실패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자 그 성도가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목사님, 저도 시험들어도 기도, 봉사, 예배의 자리를 포기하지 않았어요. 시험 들었을 때와 안 들었을 때 똑같이 최선을 다했어요. 왜냐하면 성도들이 저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 경험을 조금 나누었습니다.

 

“저도 성도님처럼

교회가 힘들었을 때

사람들에게 저에 대한 나쁜 소문을 들을 때

목회에 대한 자신감이 사라질 때마다

그냥 고통 당하면서 제 할 일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주일 설교도 늘 하던대로 55분 시간과 질을 유지하려 했습니다.

새벽 기도를 똑같이 인도했습니다.

수요 예배도 성경 강해를 유지했습니다.

교회 프로그램 축소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이것들에게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내가 할 것이 없었습니다. 싸울수도 없고 일방적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이것들은 내가 목회자로서 해야 할 사역보다 나의 평범한 영적 삶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주님안에 거하려고 애썼던 기간이었습니다.”

 

그래요.

삶에 시험과 고통이 오면 모든 상황이 뒤로 가는 느낌이고 아니 낭떨어지로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말 고통스러운 것은 그런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시험 들고 고통스러울 때에 무언가 결정하면 다 실패합니다. 

 

예전에 켄터키 루이빌에서 공부할 때입니다.

한국을 방문할 때에 여러 군데 거쳐서 들어가는 싼 비행기를 탔습니다. 중간에 기착한 곳에서 무려 4시간 이상을 몇 번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돌아가면서 난 앞으로 얼마나 더 가야 하는 것인지, 중간 기착한 곳에서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는데도 내가 할 일이 없었습니다. 그냥 앉아만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비행기 안에서 화장실에 갈 때는 비행기가 나는 방향과 반대로 뒤로 가더라도 내가 다시 루이빌 공항으로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몇 번 잠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비행기가 멈출 것이라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탄 비행기가 서울로 가는 비행기이니 비행기 안에만 있으면 내가 몇 번 비행기가 나는 방향과 반대로 간다 한들, 몇 번을 반대 방향인 화장실로 간다 하더라도 눈이 오고, 강풍이 불어도 결국은 김포 공항에 도착할 것을 믿었습니다.

 

오늘 이것 저것으로 너무 힘든데도 아무것도 할 것 없이 무기력하게 손 내리고 영적 몸살을 앓고 있다면 주님안에서 주님 뜻안에서 사는 법을 배우는 기간으로 여기고 좋고 싫은 판단을 십자가에 못박고 오직 주님의 마음만 구하면 지내 보세요. 견뎌 보세요.

 

왜냐하면 주님이 이렇게 말씀하네요.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요15:5)

 

그렇습니다.

우리 삶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모든 것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 인생의 상황은 수시로 바뀝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예수님 안에 있고 주님은 우리 안에 계십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거꾸로 가고 있고, 반대 방향으로 가는 느낌이더라도 주님이 정하신 방향대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린 주님의 일정표 속에 있습니다.

 

이제 주님의 일정표대로 가는 속도를 따라가면 될 것 같네요. 그럼 도착합니다. 이런 삶의 감각에 빨리 익숙해져야 하겠습니다.

 

(양승원 목사의 주님과 하루 함께 살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