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말
"요즘 정말 바쁘다고 말하는 것도 사치일 정도... .
쉬고 싶다는 생각도...
덥다는 말도 못하고 그냥 땀만 줄줄...."

지금으로부터 약 25년 전에 일본 나고야에 착륙하던 대만중화항공 소속 여객기가 돌연 폭발, 승객과 승무원 264명 전원이 사망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사고 비행기에서 찾아낸 블랙박스(음성 기록장치)에는 사고 직전까지 조종실에서 기장과 부기장 사이에 오갔던 대화 내용이 녹음되어 있었습니다.

관제탑: 1994년 하오 8시 8시 13분 39초, CAL 140, CAL 140 활주로 34에 착륙을 허가한다. 서북서풍 6노트
불명(누가 한 이야기인지 구별할 수 없다는 뜻): 활주로 34에 착륙하겠다.
불명: 그래 옆바람이 조금 불어오는구먼
기장: 저걸 잡아
기장: 그걸 눌러, 그래 연결시켜
불명: 너무 높아, 너무 높아
기장: 이봐 고잉 어라운드 모드(재착륙)
기장: 괜찮아, 천천히 시작해
기장: 그걸 손으로 확실히 잡고 있어
기장: 눌러 그걸 눌러
불명: 현재 고잉 어라운드 모드
불명: 안 눌러져
기장: 괜찮아, 천천히 해 봐
기장: OK, 내가 할게(이때 기장이 조종간을 넘겨 받은 것으로 보임)
부조종사: 잡을게요, 잡을게요
기장: 어떻게 된 거야?
부조종사: 잡을게요
기장: 이런! 어쩌다 이렇게 됐어?(아직까지 여유가 있는 목소리)
(8시 15분 14초) 불명: 나고야 타워, CAL 고잉 어라운드
(8시 15분 18초) 관제탑: 알았다. 후에 지시하겠다
기장: 이러면 비행기가 속도를 잃게 돼(갑자기 엔진 소리가 크게 들리기 시작)
기장: 세트, 세트! 그걸 세트시켜
기장: 괜찮아, 당황하지 마
이때 경보장치가 울렸다. 경고 음성: 지표 접근
부조종사: 파워, 파워!
부조종사: 파워!
기장: 아아, 끝났다. 끝났어!

기장의 이 마지막 말을 끝으로 비행기가 착륙을 시도한 지 불과 2분 만에 비행기는 폭발했고, 기장과 비행기 안의 모든 사람의 인생은 거기가 끝이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그들의 대화 내용을 아무리 살펴보아도, 그들이 죽기 몇 초 전까지도 그들의 인생이 그곳에서 이렇게 끝장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만약 그 사실을 기장과 부 기장이 알았더라면 전날 아내와의 대화 내용이 달랐을 것입니다. 그 날 미워하는 분과 화해를 했을 겁니다. 아침 학교 가는 아이들에게 무엇인가 다른 말을 해 주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생이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신의 죽음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기에 그의 마지막 말은 더 허망한 여운이 되어 내 귓가를 맴돌았습니다.
“아아, 끝났다. 끝났어!”

사고 열흘 뒤에 사고 여객기 잔해에서 발견된 카메라의 필름을 인화한 사진 하나가 보도되었습니다. 비행기가 폭발하기 전에 비행기 안에서 찍은 사진인데, 그 속에는 매우 기품이 있어 보이는 중년 남녀들이 환하게 미소짓고 있었습니다.

대만에서 일본 나고야까지 비행 시간은 겨우 2시간 25분에 불과합니다. 만약 이 사진의 인물들이 비행기 탑승한 직후에 그 사진을 찍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그들이 죽기 불과 2시간 25분 전의 모습입니다. 사망 2시간 25분전이라면 죽음이 코 끝에 붙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그들 중 어느 누구도 이 사진이 자신들의 인생의 마지막 장면이 될 거라고 생각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만약 알았더라면 그들이 그처럼 한가로이 웃고 앉아 있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맞이하는 자로서 무엇인가 인생을 정리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몰랐기에 기장이 ‘아아, 끝났다. 끝났어!’하고 마지막으로 외치는 그 순간 그들의 인생도 어이없이, 순식간에, 그렇듯 덧없이 끝장나 버리고 말았습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낮이 열두 시간이 아니야”(요11:9)

인생을 함부로 살기에는 너무 짧습니다. 불평하고 누군가를 원망하고 살기에는 너무 짧은 아까운 내 인생입니다. 또한 죽음이 먼 미래 저 멀리 멀리 있다는 착각으로 인해 제멋대로 살기에는 너무나도 순식간에 끝나 버리는 것이 인생입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해는 서산너머로 저 버리고 맙니다.

"아아, 끝났다. 끝났어!"

‘너희는 하늘로 눈을 들며 그 아래의 땅을 살피라 하늘이 연기같이 사라지고 땅이 옷같이 해어지며 거기 거한 자들이 하루살이같이 죽으려니와”(사91:6)

우리 기도 경호 단장님이 몇일 전에 이런 고백을 했습니다.

"아휴~바빠 죽겠네!!!
죽을 시간도 없다니까!
여름 사역으로 모두가 더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 하나님께 기도하는 시간은 잊지 말아 주세요.
최고의 하나님께 우리의 최선을 드리는 이 한주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낮을 함부로 쓰는 자에게 낮은 지극히 짧습니다. 낮은 열두 시간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대로, 그리고 바르게 쓰는 자의 낮은 충분히 깁니다. 역사로 기억합니다.

(양목사의 주님과 하루 함께 살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