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장은 민28-29장과 더불어 구약의 절기들을 가장 체계적으로 방대하게 다루고 있다.

 

1.안식일(3절)

안식일이 모든 절기의 서두를 장식하고 있다. 이처럼 안식일이 모든 절기들과 중요한 기간들의 바탕이 되며, 하나님 백성의 삶의 리듬의 바탕이 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안식일을 ‘특별한 안식의 기념을 위한 안식일’이라고 부른다는 점은 납득이 간다. 속죄일 등의 큰 절기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쉽게 인정하지만 매주 돌아오고, 가장 별볼일 없어 보이는 매주의 안식일을 중요한 것으로 여기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하나님은 모든 절기의 기초인 매주의 안식일을 아주 중요하게 여기셨다. 이 안식일이라는 삶의 작은 단위에서의 충성이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의 기초임을 기억해야 한다.

 

2.유월절과 무교절(4-6)

매년 절기의 첫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또한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큰 구원 사건을 기념하는 유월절과 무교절에 대해 다룬다. 유월절은 첫째 달 14일에 치러진다. 그리고 그 다음 날부터 7일 동안은 무교절로 치러진다. 무교절의 첫 날과 마지막 날은 안식일로 치러서 아무 일도 하면 안되고, 거룩한 집회를 가졌다.

 

3.초실절(9-14)

무교절의 마지막 날인 안식일 다음날(11절)에 치러진 것으로 보이는 ‘초실절’을 다루고 있다. 물론 이 단어 자체는 본문에 나오지 않는다. 단지 본문은 ‘곡물의 첫 이삭 한 단’을 제사장에게 갖다 바치라는 언급을 하고 있는데, ‘초실절’이란 절기 이름은 여기서 시작된다. 한 가지 주의 할 점은 ‘초실절’이라는 표현과 ‘맥추의 초실절’(출34:22) 또는 ‘맥추절’(출23:16)이라는 표현은 구분이 필요하다. 이 후자의 절기는 칠칠절 또는 오순절이라고 불리는 절기이다. 초실절로부터 7주가 지난 다음 날에 치러진다.

 

초실절에 하나님께 드리는 예물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곡물의 첫 이삭 한 단을 제사장에게 가져왔다. 제사장은 그것을 ‘흔들어’ 하나님께 드렸다. 둘째, 이 날의 제사 제물은 다음과 같다. (1) 번제: 일년된 흠 없는 숫양 한 마리 (2) 소제: 기름 섞은 곡식 가루 2/10 에바 (3) 전제: 포도주 1/4

 

한 해 소산의 첫 곡식단을 하나님께 바치는 것은 그 소산물들이 하나님에게서 왔으며, 그것들이 전부 하나님의 소유라는 것을 인정하는 행위였다. 이런 면에서 초실절은 하나님이 자신들의 주인임을 인정하고 기념하는 절기이다.

 

4.칠칠절(15-22절)

‘칠칠절’이라는 명칭은 본문에 나오는 것은 아니라 15-16절의 절기에 대한 묘사에서 파행된 것이다. 이 절기는 초실절로부터 7주를 계수한 후 그 다음 날에 치른다. 7주를 일곱 번 계수한다 해서 ‘칠칠절’, 그 다음날인 50일째 날에 치른다 해서 ‘오순절’이라고 부른다. ‘맥추절’이라고도 불린다.

 

이 날들의 예물들은 첫째, ‘흔들어’ 바치는 떡을 드려야 했다. 2/10에바의 곡식 가루로 만든 떡 두 개였다. 이것에는 누룩을 넣었다. 이것을 ‘처음 익은 소산의 열매’라고 부른다. 둘째, 이날 역시 초실절처럼 다른 제물들도 드렸다. (1) 번제: 흠없는 숫양 일곱 마리, 수고 한 마리, 숫양 두마리 (2) 속죄제: 숫염소 한 마리 (3) 화목제: 일 년 된 숫양 두 마리, 이 숫양 두 마리를 ‘흔들어’ 소산의 예물과 바쳐 드림으로써 이것들이 제사장 몫이 된다는 점을 명시한다.

 

이처럼 한 해의 가장 풍성한 추수를 기념하는 칠칠절은 초막절을 제외하고는 가장 풍성한 제물이 바쳐지는 날이다. 이 날이 ‘거룩한 집회’이며, 어떤 노동도 해서는 안되는 안식이로 지켜지고 있다.

 

이 날 추수를 할 때 밭 모퉁이까지 추수하지 말고, 떨어진 것을 줍지 말고, 가난한 자와 거류민을 위해 남기라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중요한 영성이다. 하나님과의 관계뿐 아니라 주변의 약한 자들을 배려하는 것이 이스라엘 백성의 영성의 한 축이다. 진정한 절기는 모두가 즐거워 하는 것이다.

 

5.나팔절(23-25)

23절부터는 이스라엘의 역법상 7월에 해당하는 절기들, 즉 나팔절, 속죄일, 초막절이 다뤄진다. 이 절기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모두 ‘특별한 안식의 기념일’로 분류되었다는 점이다. 이 용어로 절기가 표현된 경우는 매일의 안식일(3절)을 빼놓고는 7월의 절기들이 유일하다.

 

7월 1일에 치러지는 나팔절이다. 이날은 나팔을 불어 기념했기 때문에 나팔절이라고 부른다. 포로기 이후 시대의 역법에서는 7일이 새해의 첫 달이 되었기 때문에 나팔을 부는 것은 새해를 기념하는 의식이다. 이 날은 ‘특별한 안식의 기념일’이기 때문에 일을 하면 안 되었다. 그리고 다른 절기들과 마찬가지로 화제를 드렸다.

 

6. 속죄일(26-32)

이스라엘의 모든 절기 중에서 가장 엄숙한 날인 속죄일을 다룬다. 속죄일의 제사와 각종 의식들에 대해서는 레16장이 상세하게 다룬다. 그것과는 대조적으로 이 본문에서는 속죄일을 지키는 백성의 준수방식에 집중한다.

 

백성의 준수 방식과 관련한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백성들은 이날 ‘스스로 괴롭게 해야 한다’한다. 둘째, 아무 일도 하지 말아야 한다. 일을 쉬면서 스스로 하나님 앞에서 낮추는 날로 지켜야 했다.

 

7. 초막절(33-43)

7월 15일부터 7일 동안 치러지는 초막절에 대해 다룬다. 제 8일에는 모든 것을 마무리하는 집회가 열렸다. 결과적으로 8일 동안 초막절이 준수된 것이다. 8일 중 첫 날과 마지막 날은 거룩한 집회를 가졌고 ‘특별한 안식의 기념일’로 준수했다.

 

초막절은 모든 절기 중 가장 많은 제물을 하나님께 드리는 절기였다. 초막절의 첫날에는 ‘아름다운 나무 실과들과 대추야자 나무 가지들과 무성한 나무 가지들과 시내 버들을’취하였다. 본문에는 안 나오지만 초막을 만드는데 사용되었을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이렇게 만들어진 초막에 7일 동안 거주하며 이 절기를 준수했다. 출애굽과 광야 생활을 기억하기 위해서였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초막절의 분위기였다. 속죄일이 엄숙하기 그지없는 절기였던 반면 초막절은 기쁘고 즐거운 잔치와 같은 성격을 갖고 있었다. 우리의 신앙 생활에는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죄를 자복하고 통회하는 엄숙함도 있어야 하지만 구원 얻은 자가 누리는 충만한 기쁨도 있어야 한다. 참된 경건은 이처럼 엄숙과 기쁨이 균형을 갖춘 두 바퀴 수레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