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장은 7월 10일(16:29)에 치러지는 속죄일 의식을 다룬다.

하지만 정작 ‘속죄일’ 즉 핰킾푸림(속죄의 날)이라는 용어는 16장에는 나오지 않고 23:27, 25:9에 나온다.

특히 25:9의 본문은 희년과 관련되어 있는데 50년마다 돌아오는 희년의 해를 선포하는 날이 바로 이 속죄일,

즉 7월 10일임을 언급하고 있다.

일년 중 가장 중요한 날이고 거룩한 날이자 가장 크게 죄 씻음을 받는 날인 속죄일에

모든 부채를 탕감받는 희년의 해가 선포되는 것은 아주 적절해 보인다.

속죄일과 희면은 서로의 의미를 더욱 선명하게 해 준다.

 

이처럼 속죄일은 레위기 신학의 중심이며, 일 년 중 가장 거룩한 날이다.

이 날의 신학에 대해 16, 30, 34절은 매우 중요하다.

이처럼 이날의 속죄 의식을 통해 이스라엘 전체가 모든 죄에서 정결하게 된다는 점에서

이 속죄일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허락하신 ‘리셋버튼’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 속죄일은 이스라엘의 모든 죄(30) 그리고 11-15장에서 다루는 각종 제의적 부정이

미처 다 해결하지 못한 모든 것들을 일 년에 한 번씩 처리하도록 해 주는 하나님의 조치였다.

 

죄, 그리고 죄는 아니지만 제의적인 부정은 진 한가운데로 임마누엘 하시는 하나님의 성소를 더럽히며,

이런 오염이 방치되면 하나님은 진 중에서 이스라엘과 함께 하실 수 없게 된다.

그래서 각종 제사와 정결 의식으로 성막의 오염을 처리하지만 미처 다 처리하지 못하는 죄들을

처리할 기회를 일년에 한 번 주심으로써 하나님과 백성의 공존을 가능케 한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가장 깊숙한 문제까지 처리한다는 측면에서 속죄일의 제의는

평소에는 허락되지 않는 곳인 지성소까지 대제사장들이 들어가는 것이 요구되며, 또한 허락된다.

 

이 속죄일 본문에 나오는 요소들은 신약에서 자주 언급된다.

아사셀 염소는 사53장을 거쳐 신약에서 ‘세상 죄를 지고 가는 어린양’으로 연결된다.(고후5:21, 벧전2:24)